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흰 밥과 낡은 구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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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다반사 (1)
그대 등 뒤의 계절

11월의 끝자락,보도블록 틈새마다마른 잎들이 제 몸을 비우고 눕습니다.회색 코트 깃을 여미며총총히 멀어지는 그대 뒷모습나는 굳이 이름을 부르는 대신차가워진 공기가 되어그대 붉어진 뺨을 가만히 스치고 맙니다.소유하지 않아도닿을 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.늦은 밤 골목길말없이 켜진 가로등이그대 발치에 묵묵히 길을 내어주듯이나는 이 도시의 배경이 되어오지 않은 첫눈처럼 서 있겠습니다.시끄러운 세상의 소음이그대 어깨를 짓누를 때가장 고요한 숨소리로거기 머물겠습니다.겨울이 와서모든 것이 얼어붙고 변해가도나는 여전히,그대라는 풍경 속에 깃든이름 없는 계절입니다.

일상다반사 2025. 11. 24. 22:2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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